파바로티는 알고 임방울은 몰라도 될까?

김영조의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이길순 | 기사입력 2012/11/27 [06:10]

파바로티는 알고 임방울은 몰라도 될까?

김영조의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이길순 | 입력 : 2012/11/27 [06:10]
서울시민은 자신이 “서울시민이다.”라고 당당히 외칠 수 있을까? 나는 서울에 살면서 서울문화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런 물음에 나긋나긋 그리고 재미있게 귀띔을 해주는 책이 나왔다. 바로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이 쓰고 도서출판 얼레빗이 펴낸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가 그 책이다.
 
▲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이야기   표지 © 한성뉴스넷
지은이는 말한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내한하여 한국 유명 성악가와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는 공연에 66,000석이 넘는 경기장의 좌석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없이 가득 차 있었고 그 열기 또한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얼마 뒤 국립극장에서 열린 국립창극단 공연은 기립박수를 칠만큼 수준 높고 멋진 공연이었지만, 427석밖에 안 되는 객석이 겨우 1/3만 차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만들었을까?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대단한 환호성까지 듣는 줄 알지만 아직 나라 안 사정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지은이는 2010년부터 서울시 지원을 받아 서울문화 강좌를 연이래 올해로 3회를 맞이하여 수많은 수강생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왔다. 이 책은 강의안을 토대로 한 것으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우수도서 저작 및 출판지원사업 공모에 당선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서울시민들에게만 필요한 책은 아니다. 이 책은 한국인 아니 더 나아가 한국문화에 목말라 하는 외국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책이라고 본다. 이처럼 한권에 한국문화를 요약정리 해준 책도 드물기 때문이다. 

책은 먼저 파바로티와 비틀즈에 열광하는 국민에게 일제강점기 120만 장의 음반을 팔았던 임방울 명창을 소개하고 있다. 이어 자신의 귀를 자른 화가 고흐는 알면서 조선시대 자신의 눈을 찔렀던 자존심의 화가 최북을 아느냐고 독자에게 묻는다. 모두 11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한양을 중심으로 한 도성이야기를 비롯하여, 한양 풍속은 물론 환구단터, 심우장과 같은 역사적인 공간, 송파산대놀이와 추임새 문화, 조선그림의 비밀, 궁궐음식과 백성음식, 조선왕조실록과 포쇄별감, 명절과 24절기를 현학적이지 않게 쉬우면서도 깔끔한 정서로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대학의 16주 강의에 맞게 구성되어 교양 한국문화 교재로도 손색이 없으며 특히 종합적인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에게도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다. 

 
온누리의 동포가 함께 읽어야 할 책

[대담]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이야기≫ 지은이 김영조

  -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한국문화가 훌륭하지만 아무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조차도 제 나라 문화에 자부심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어야겠다는 생각에서 집필하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0년부터 서울시 평생교육과 지원으로 ‘아무도 들려주지 않는 서울문화’ 강좌를 3년째 이어왔다. 

지난 3년간의 강좌에서 얻은 결론은 이런 이야기에 목말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었다. 이러한 사람들 가운데는 시간 또는 거리상의 문제로 강좌에 참여하기가 어려웠는데 강좌에 참석하지 못한 많은 시민들로부터 강의 교재를 구할 수 없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방법을 모색하던 중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지원으로 책을 낼 수 있게 되었다.”

 
- 이 책이 주로 강조하는 내용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꺼낸 얘기는 파바로티와 비틀즈에 열광하는 사람들에게 일제강점기 120만 장의 음반이 팔렸던 임방울 명창을 아느냐는 것이다. 또 서울에 살면서 자기가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유적지를 아느냐는 질문이다. 자기 문화에 대한 최소한의 상식과 자부심은 문화시민으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조건이라고 본다.”

 
- 그럼 이 책을 꼭 보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서울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다. 자기가 사는 고장에 얽힌 문화와 역사적 사실을 아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고 이 책이 서울시에게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배달겨레의 동포라면 온누리 어디에 있든 꼭 읽어야할 책이라 생각한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국을 좋아하고 한국을 배우고 싶은 외국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 책에는 24절기 이야기도 있다. 24절기는 예전 농사를 잘 짓기 위해 철을 알고자 만든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농사를 짓지 않는 현대인들에게는 진부한 이야기가 되지 않을까?

“단순히 농사를 짓기 위한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진부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24절기엔 단순한 절기만이 아닌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철학이 들어있다. 예를 들면 추분은 중용과 겸손 그리고 향기를 생각하게 하는 날인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현대인들에게도 추분은 의미 있는 날이 되지 않을까?”

 
- 좀 더 이 책에 대해서 소개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서울 광화문우체국 앞 쪽에는 예전에 혜정교란 다리가 있었는데 조선시대 그곳에서는 탐관오리를 벌주던 팽형이 있었다. 팽형은 산 사람을 큰 솥에 넣고 삶는 시늉을 하는데 그 뒤 삶아진 사람은 식구들이 칠성판에 뉘여 데리고 간 다음엔 살아도 죽은 사람처럼 지내야 했다. 아이를 낳을 수 있지만 그 아이는 사생아가 되고 바깥일은 무엇이든 할 수 없었다. 요즘 탐관오리도 그렇게 처벌하면 안 될까?

 그런가 하면 이 책에는 종로거리에서 보쌈 당한 뒤 어딘지도 모르게 끌려가 예쁜 여인과 동침할 수밖에 없었던 선비이야기도 나온다. 그 뒤 그 선비는 그 여인을 잊을 수 없어 한양에 올 때마다 종로거리에서 서성댔지만 다시는 그 여인을 볼 수가 없었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는 그런 재미있는 조선시대 한양풍속들도 들어 있다.

그뿐만이 아니라 500년 수도로서의 한양의 축성과 궁궐이야기를 비롯하여 세종대왕이 태어난 곳과 세종의 비밀프로젝트 이야기, 송파산대놀이와 추임새문화, 옛그림을 제대로 보기 위한 기본상식, 궁궐음식과 백성음식, 조선왕조실록과 포쇄별감 같은 한양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 등이 흥미진진하게 들어 있다”

  - 앞으로 꿈이 있다면?

“올해로 단군이 나라를 세운 지 4345년 되는 해이다. 그야말로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배달겨레의 후손이 서양문화에만 빠져있지 말고 우리문화를 더욱 사랑하고 즐기는 그런 겨레로 거듭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그런 간절한 소망이 이루어지는데 이 책이 작은 굄돌이라도 된다면 글쓴이로서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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