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虎大殺과 소.

한성뉴스넷 | 기사입력 2011/05/09 [04:21]

白虎大殺과 소.

한성뉴스넷 | 입력 : 2011/05/09 [04:21]
 장안에서 ‘Y담’에 대한 대가를 꼽는다면 현재 문화재청 소속 ‘문화유산국민신탁’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종규(73)선생이다. 다년간 접촉해본 바에 의하면, 그는 농담에 대한 방대한 콘텐즈와 타고난 순발력으로 수승(殊勝)한 경지에 도달하였다. 점잖은 자리에서도약간의 틈새만 생겼다 하면 그 순간 번개같이 Y담과 유머를 들이대어 좌중을 폭소로 몰고 간다. 그는 순전히 이 내공으로 모이기 어렵다는 개인후원자를 2000여명 가까이 확보하고 있다.

이 양반이 작년 경인년 정초에 지인에게 선물을 보냈다. 소갈비와 함께 그 위에다 목판으로 찍은 흑백 세화(歲畵)인 호랑이 그림 한 점을 같이 보냈다고 한다. 소갈비를 받은 지인이

“호랑이 세화는 받겠지만, 소갈비는 돌려드리고 싶다”는 전화를 했다. 김종규 왈, “호랑이 먹으라고 소갈비를 보낸 것이지 당신 먹으라고 보낸 것이 아니다. 만약 갈비를 돌려보낸다면 호랑이는 굶어 죽고 만다. 그렇게 되면 당신은 동물보호단체로부터 고발당할 것이다.”결국 소갈비는 돌려보내지 못하였다는 후문이다.

지난 2010년 경인(庚寅)년은 백호의 해였고, 백호대살(白虎大殺)이라는 살생의 기운이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던 해였다. 천안함과 연평도사건이 일어났지만 다행히 큰 전쟁으로 확대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지나고 보니까 백호대살은 전쟁보다는 소들이 다 죽는 구제역(口蹄疫)이었다는 생각이 든다.백호는 소를 잡은 것이다.

신묘(辛卯)년인 올해에 들어와서도 이 공포는 계속되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 수 천년 동안 ‘쌀밥에 쇠고깃국’은 풍요와 배부름의 상징이었다. 전국의 산봉우리에 붙은 풍수적 명칭을 살펴보아도 나락을 쌓아놓은 모양의 노적봉(露積奉)과, 소가 누워 있는 형국인 와우혈(臥牛穴)의 명칭이 가장 많다는 것은 이를 말해준다.

12대 만석을 했다는 경주 교동의 최부자집 집터도 바로 와우혈에 해당한다. 소는 쇳소리인 워낭소리를 귀로 들어야 한다고 해서, 최부자집 옆에는 일부러 쇳소리 나는 대장간을 만들어 놓기도 하였다. 구한말 강증산은 “조선의 삼팔선이 세계의 상씨름판인데, 씨름판에서 소(牛)가 나가면 판을 걷게 되리라”고 예언한 바 있다. 한민족에게 소는 예사롭지 않은 상징을 지닌 동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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