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성남 (37회)

정선교장편소설

한성뉴스넷 | 기사입력 2015/04/09 [03:48]

바람부는 성남 (37회)

정선교장편소설

한성뉴스넷 | 입력 : 2015/04/09 [03:48]

여기라도 오다 보니 그 속에서도 즐거움이 있다오.이 거라도 배우니까 마음도 즐거워지구,노인대학 멋쟁이 할아버지와 데이트도 할수 있다오.이 거라도 배우니까 할아버니들이 손이라도 잡아 주는 것이지.우리 같은 이들에게 누가 관심을 가져 주겠어.”

희영은 옆에서 그 소리를 듣고 서글픈 생각이 들어 눈물까지 나오려고 했다. 반신불수로 말도 못하는 친정 엄마와 비슷한 또래의,우리의 부모들 세대가 가장 슬픈 역사적 불운의 시대를 살아오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희영은 자신도 모르게 가느다란 한숨이 흘러 나왔다.장씨네 춤방에서 배우는 교습생은 교습기간 동안 그냥 들어올수 있지만,춤추기 위해 놀러 오는 사람은 입장료를 내야 했다.
 
세금도 안 내고 불법잊니만 영업을 하는 장소이기 때문이었다.손자 데리고 오는 할머니도 그럭저럭 춤을 익혀서 노인대학이나 단체 관광을 가서도 잘 써먹는다고 하였다.
 
그 할머니 손자가 있으니 할머니는 할머니지만,할머니라고 부르는 게 싫다는,집에 있으면 무료하고 따분해서,손자,봐누는 대가로 받은 돈을 가지고 이곳에 와서 시간을 보낸다고 했다.
 
그리고 그 할머니는 무엇보다 이곳에 오고 싶다고 희영에게 말한 적이 있었다. 나이 들어가면서 혼자 외롭고 소외감을 느껴서,아마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은 심정에서일 거라고 여겼다.그런 할머니 사연을 듣고 있던 희영은 다시 마음을 고쳐 먹었다.할머니 말대로 일단 젊을 적에 배워두기로 하고 일단 춤을 배워기로 작정을 했다.

“애기 엄마, 이리 오세요.제가 한 번 잡아 드릴게.”
잦두 춤방에 놀러 오는 남자가 다가오며 희영에게 말했다.그때까지 희영은 전화기가 놓여 있는 책상 앞 의자에 앉아 그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희영은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 발을 모으고 남자에게 목례를 했다. 여기서 몇 번 보아왔고,여기 나오는 여자들은 모두 그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희영이보다 두 살 많은 서른 다섯 살이었고, 장래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성남시 수정구와 중원구에 국회의원 2명이 있었다. 현재 한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당 활동을 하고 있는데,춤은 수준급이었다. 그가 모신다는 현역 국회의원도 장씨네 춤방을 방문하여 여자들에게 인사를 한 적이 있었다 했고,배우는 여자들과 사진도 찍었단다.

다음 선거의 표를 염두에 두고 얼굴 익히기 작전임은 두 발할 나위가 없었다. 표가 나올 만한 장소,즉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불법비밀 댄스홀이든지 범죄 조직이든지 가리지 않는 그 일면을 희영은 직접 눈으로 보았다. 또한 함께 그 곳에서 찍은 사진까지 남아 있었다 .
 
지금 희영을 잡아 주겠다는 남자 역시, 여기 나오는 목적은 여자들에게 미리 얼굴을 익혀 두고 자신을 홍보하기 위해서,배우는 여자들을 잡아 주는 서비스를 한다고 하였다.
 
희영이야 젊으니까 남자들이 서로 잡으려고 했다.희영이 같이 젊은 여자를 잡으면 그를 꿩 먹고 알 먹기인 셈이다.미리 선거 운동도 하고,젊은 남의 여자 손도 만져보고,그런데 장씨네 춤방을 찾는 고객이 주로 50대가 넘은 여인들이었다. 그 중에는 60대가 넘는 할머니들도 많았다.

희영은 두 번째로 그가 이끄는 대로 방 가운데에서 춤을 추었다.
“이제 잘 추시는데,놀러 가 보셨어요.?”

남자가 무슨 말이든 희영에게 말을 붙일 건더기를 만들려고 애썼다.
“아직 가보지는 못 했는데......낯선 사람하고는 잘 안될 것 같아요.”
“그래도 자꾸 이 사람 저사람하고 해봐야 늘지.배운 선생하고 만 하면 안 늘어요.”
“그런 것 같네요.선생하고는 잘 맞는데.....”

“원래 그런 거예요.가르친 선생하고는 잘 맞는데,다른 사람과는 안 되는 법이죠.그러니까 자꾸 이 사람 저사람하고도 해봐야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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